제주도에 리모델링 중인 집의 화장실 스위치가 두 개인데, 희한하게 아래 스위치가 전구이고, 윗쪽 스위치가 배기팬이다. 쓰다보니 아무래도 불편해서 퐁이님이 불만 폭주 중이시다.
남편이 컴퓨터만 하는 바보로 생각하시는 것 같아서 내가 바꾸겠다고 대뜸 큰 소리 쳐두었는데, 퐁이님이 마침 안 계신 틈을 타, 드디어 실행할 때가 되었다.
자 시작해볼까.

우선 메인 스위치를 내리고.

대충 공구를 준비한다. 사실 드라이버만 있으면 되지만, 쓸데없이 준비가 길다.

요놈이다. 오늘 손 볼 녀석은 위와 아래의 기능을 바꾸는 것이고, 나의 본업에 빗대어 표현하자면 ‘화면에서 버튼의 순서를 바꿔주세요’라는 요구사항에 대한 UI 개선에 해당하겠다. 상황에 따라서 사용성 결함일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고……

어쨌든 부서지지 않게 살짝 들어낸다.

성공. 이제 두 개의 고정 나사를 풀어낸다. 드라이버 돌리다보니 나사가 엄청 길어서, ‘전동 드라이버로 할 걸’하는 생각이 들었으나, 일단 시작했으니 끝까지 손으로.

드디어 완료. 선의 위치를 잘 기억하고, 위와 아래를 바꾸면 된다. 선이 왜 3개지? 라는 의문이 들었지만, 뒷면의 배선도를 보니 이해가 되었다. 선을 바꾸기 위해서 선을 꺼내야 하는데, 분명히 옆에 있는 버튼을 눌러서 선을 빼내는 것 같으나, 아무리 힘을 써도 안 됐다. 결국 일시 중지하고 인터넷 검색 시작. 찾아보니 일자 드라이버로 꾹 눌러야 나온다고. 결국 힘이 부족했던 것인가….. 드라이버 온 힘을 다해서 눌렀더니. 
아하하. 드디어. 깔끔하게 선을 빼고 나니 후면에 회로도가 있고, 선이 3개만 있는 것도 이해가 되었다. 아~ 똑똑하다.

이제 위와 아래의 선을 바꿔서 다시 끼우고. 두둥. 스위치를 올리니. 얍.

불이 잘 들어온다. 남자다잉~ 이제 퐁이님 오시면 칭찬 받을 일만 남았다. 
다시 스위치를 조립해두니, 뿌듯하다. 하루 밥값했으니, 이제 쉬자. 하하.